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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무료 프로그램 늘었는데 시니어는 왜 못 들어갈까···정보 불균형이 진짜 문제다

  • 서수현 기자
  • 입력 2026.06.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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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그램은 넘치는데 자리가 없다···도서관 정보 불균형의 역설

 매달 신청 버튼을 눌러보지만 이미 마감이다. 그런데 덜 알려진 강좌는 신청자를 찾지 못해 조용히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도서관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프로그램은 늘고 참여자도 늘었다, 불균형도 함께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5년 5월 발표한 '2025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2024년 실적 기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공공도서관 수는 1296개관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독서·문화 프로그램 참가자 수는 1관당 2만2366명으로 전년 대비 5.1% 늘었다. 도서관 연간 방문자 수도 1관당 17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8.7% 증가했다. 숫자만 보면 도서관 프로그램은 활성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 숫자 안에는 구조적 불균형이 숨어 있다. 참가자가 늘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인기 강좌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캘리그래피, 스마트폰 기초, 요가처럼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강좌에는 대기자가 생긴다. 법률 상담, 유언장 작성 워크숍, 노후 재정 설계 강좌, 지역사회 연계 일자리 프로그램처럼 시니어에게 실질적으로 유익한 강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신청 경쟁이 낮은 경우가 있다.


정보 접근의 문제는 디지털 격차와도 연결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2025년 3월 발표한 '2024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71.4%로 4대 정보 취약 계층 가운데 가장 낮다.


도서관 프로그램 신청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접근 방법 자체를 모르는 시니어는 신청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구조다.


공공도서관이 지식정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500만 건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련 예산 규모는 총 140억 원을 넘어섰다. 예산과 서비스는 늘었지만, 정작 그 혜택이 필요한 시니어에게 닿는 경로가 촘촘하지 않다. 정보를 찾아갈 수 있는 사람만 혜택을 누리는 구조는 무료 서비스를 유료 서비스처럼 작동하게 만든다.


숨은 강좌에는 실속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도서관 프로그램의 쏠림 현상은 홍보 방식에서 비롯된다. 인기 강좌는 도서관 SNS, 지역 맘카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진다. 반면 시니어 대상 프로그램은 도서관 내부 게시판, 지역 주민센터 공문, 도서관 홈페이지 공지로만 안내되는 경우가 많다.


정보를 접하는 경로 자체가 다르다. 같은 도서관 안에서도 누가 어떤 경로로 정보를 얻느냐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강좌가 달라진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4년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권고한 내용에서도 이 구조적 문제가 확인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정보취약계층인 노인이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차별받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소규모·실습 중심의 장기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서관 프로그램도 예외가 아니다.


놓치기 쉬운 강좌 유형은 뚜렷하다. 재정·법률 관련 강좌(유언장 작성, 상속 준비, 노후 재정 설계), 건강 정보 활용 강좌, 지역사회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 1인 가구 생활 지원 워크숍이 대표적이다. 이 강좌들은 시니어에게 가장 실질적이지만 신청 경쟁이 낮아 여유 자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필요한 프로그램일수록 덜 알려져 있다.


도서관 홈페이지를 직접 열어야 하는 이유


도서관 프로그램을 찾는 방법은 세 가지 경로가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해당 도서관 홈페이지의 프로그램 메뉴에서 전체 목록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포털 검색이나 SNS에서 노출되는 강좌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 두 번째는 도서관에 직접 방문해 사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사서는 현재 접수 중인 강좌, 대기 가능한 강좌, 다음 기수 일정을 가장 정확하게 안내해줄 수 있다. 세 번째는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libsta.go.kr)에서 지역별 도서관 정보를 조회하는 방법이다.


신청 타이밍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은 분기별로 프로그램을 모집한다. 3분기(7~9월) 신청은 통상 6월 중에 시작된다. 지금이 여름 강좌를 신청할 수 있는 시점이다. 이미 마감된 강좌라도 취소 대기 등록을 해두면 빈자리가 생길 때 연락이 온다. 장기 강좌는 학기 단위로 묶여 있어 한 번 신청하면 여러 달을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다.


도서관 프로그램은 무료이거나 최소한의 재료비만 받는다. 같은 내용을 문화센터나 사설 교육기관에서 수강하면 수십만 원이 드는 경우도 있다. 비용 없이 배울 수 있는 자리가 있는데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단순한 정보 손실이 아니라 실제 생활비 낭비다. 노후 생활비를 아끼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도서관 프로그램 목록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금 주거 지역 공공도서관 홈페이지를 열고 프로그램 전체 목록을 확인한다. 검색으로 찾은 강좌가 아니라 목록 전체를 훑어야 숨은 프로그램이 보인다.

도서관 문은 열려 있다. 닫힌 것은 정보 경로다. 출처 : 한국시니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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