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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인들의 건강비결

  • 김희범 기자
  • 입력 2026.07.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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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

 세월이 휩쓸고 간 자리마다 깊게 패인 주름, 그 골짜기 사이로 흐르는 것은 단순히 지나온 시간이 아니라 쉼 없이 움직여 온 생(生)의 활력이자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정직한 몸짓인 노동입니다.

우리가 만난 백세인들에게 노동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을 넘어 삶과 존재를 지탱하는 엄정한 관계이자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기력이 예전 같지 않아 몸을 가누기 힘든 순간에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그들의 모습은,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안타까움을 느낄 정도로 강박적이며 숭고한 성실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을 달래려 방 안에서라도 텃밭 가꾸는 흉내를 내어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어느 백세인의 이야기는, 노동이 이들에게 얼마나 깊이 뿌리 박힌 삶의 중심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시각이 흐릿해져 잡초 대신 애써 키운 작물을 뽑아버리는 실수를 할지 언정 그들의 손은 결코 쉼을 선택하지 않으며, 그 뒷모습에서는 사람으로서 노동의 숭고한 의무를 수행하는 구도자의 엄숙함마저 느껴집니다.

전통의 숨결이 살아있는 예천 상금곡리에서 만난 102살의 권점녀 할머니의 마당에도 할머니가 소일 삼아 정성껏 키운 콩과 토란, 고추가 뜨거운 햇살 아래 영글어가고 있었습니다.

타지방에 사는 여든이 넘은 따님마저 몸이 불편해 자주 내려오지 못하는 적적함 속에서도 할머니는 부지런히 텃밭을 가꾸고 우물가에서 직접 빨래를 하며 하루하루의 삶을 묵묵히 충실하게 다하고 계셨습니다.

과거의 회상에 젖어들 법도 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옛 생각하면 뭘 해, 생각하기 싫어서 낮잠도 안 자"라며 단호히 고개를 저으십니다.

돌아보아도 어찌할 수 없는 해묵은 기억과 떠나간 이들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털어내고 오직 현재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매일 열심히 일하시는 그 모습은, 백 살의 나이에도 오늘을 붙잡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성자(聖者)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백세인들의 삶을 관통하는 철학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는 백장 선사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으며, 나이에 개의치 않고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의 일에 충실한 것이야말로 그들이 긴 세월을 건강하게 건너온 가장 큰 장수의 비밀이었습니다.

비록 복지 현장에서는 노인들이 밖으로 나와 이웃과 어울리기를 바라며 집안 일을 줄이기를 권유하기도 하지만, 백세인들에게 마당의 텃밭은 곧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이자 자신을 돌보는 가장 정직한 수행의 장이었습니다.

굽은 등과 거친 손등 위에 성실하게 살아낸 인생의 훈장을 새긴 채, 노동을 통해 삶의 숭고함을 증명해 나가는 백세인들의 침묵 어린 몸짓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오래 사는 법’과 '잘 사는 법'이 무엇인지를 깊은 울림으로 전해줍니다. 참조: 마음건강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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