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총카페인 섭취량이 400㎎ 이하라면 카페인이 든 커피를 하루 최대 5잔까지 마셔도 대부분의 성인에게 안전하다는 미국 심장협회(AHA)의 새로운 평가가 나왔다. 커피를 하루 2~4잔 마시는 습관은 일부 주요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안전성과 잠재적 건강상 이점은 설탕이나 감미료, 크림 등을 넣지 않은 커피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연구에서 말하는 한 잔은 약 240㎖다. 일반 종이컵을 가득 채운 양(180㎖)의 약 1.33배다.
AHA는 카페인과 심혈관 건강에 관한 최신 연구를 종합한 ‘과학 성명’을 협회 대표 학술지‘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2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카페인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란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과학 성명은 특정 주제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현재까지의 의학적 근거와 전문가 견해를 정리한 공식 문서다.
지금껏 부정맥 등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 중에는 의료진으로부터 카페인을 줄이거나 피하라는 조언을 받아온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 성명은 심장질환을 겪는다고 해서 반드시 커피를 줄이거나 끊을 필요는 없을 수 있으며, 심장질환 환자의 커피 섭취에 대한 기존 인식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레고리 마커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의대 교수 등 전문가 9명은 커피를 포함해 카페인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수십 편의 연구를 종합 검토했다.
카페인 400㎎은 한 유명 커피 브랜드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약 2~3잔에 해당한다. 해당 브랜드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에는 약 150㎎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다만 같은 사이즈라도 추출 방식에 따라 카페인 함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브랜드의 브루드 커피 톨 사이즈에는 약 235㎎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브루드 커피는 원두에 뜨거운 물을 통과시켜 추출하는 드립 커피로, 원두 종류, 물의 양, 추출 시간 등에 따라 아메리카노보다 카페인 함량이 높을 수 있다.
성명에 따르면 카페인이 든 커피를 하루 2~4잔 마시는 습관은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뇌졸중 위험이 낮은 것과 관련됐다. 다만 하루 4잔을 초과해 마시면 오히려 심부전 위험이 커질 가능성도 관찰됐다.
즉 하루 400㎎ 이하는 대부분의 성인에게 심각한 위해가 나타나지 않는 일반적인 안전 기준이며, 심혈관 건강에 가장 유리한 섭취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는 커피 섭취가 심방세동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방세동 치료를 받은 환자가 매일 커피를 마셨을 때 재발 위험이 39% 낮아진 결과도 보고됐다. 다만 심실에서 정상보다 일찍 박동이 발생하는 조기 심실수축은 늘어날 가능성이 관찰됐다.
또한, 규칙적인 커피 섭취는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20~30% 낮추는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
혈압과의 연관성은 섭취량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이상적인 혈압 범위에 있던 사람들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하루 1~3잔 섭취가 고혈압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된 반면, 하루 3잔 초과 섭취는 오히려 위험 감소와 관련됐다. 집필진은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커피의 이러한 이점은 카페인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커피에는 항산화 물질과 항염증 물질 등 수많은 생리활성 성분이 들어 있다. 집필진은 이런 성분들이 카페인 커피뿐 아니라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일부 질환 위험 감소가 관찰된 이유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종이 필터로 거른 드립 커피나 인스턴트 커피(커피 믹스가 아니라 순수 커피 분말 제품)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는 카페스톨(cafestol)이 거의 남지 않는 반면, 에스프레소, 프렌치프레스나 터키식 커피 등 종이 필터로 거르지 않은 커피에는 카페스톨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대부분 관찰연구에서 나온 것이어서 커피가 직접 위험을 높이거나 낮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커피에서 관찰된 심장 건강과의 긍정적 연관성을 에너지음료나 에너지샷, 카페인 보충제 등 고농도 카페인 제품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AHA는 이들 제품이 혈압 상승과 부정맥 등 심혈관계 위해와 관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카페인 제품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은 젊은 성인에게서도 비정상적인 심장박동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됐다.
반면 차는 카페인 커피와 유사하게 심방세동, 심부전,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집필진은 덧붙였다.
집필진은 사람마다 반응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안전한 양이 다른 사람에게는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자신의 몸이 카페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어느 정도의 양이 적당한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카페인은 섭취 후 약 1시간 안에 혈중 농도가 최고치에 도달한다.
이후 유전적 요인, 나이, 복용 중인 약물, 평소 카페인 섭취 습관 등에 따라 분해 속도가 달라진다.
단기적으로는 일시적인 혈압 상승, 심박수 증가, 각성 효과, 두근거림,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커피를 즐기는 성인이라면 잔 수만 계산하기보다 제품별 카페인 함량을 확인해 하루 총섭취량을 400㎎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이루기 어렵거나, 두근거림, 불안, 혈압 상승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보다 훨씬 적은 양도 줄여야 한다.
마커스 교수는 AHA 뉴스를 통해 심장질환이 있거나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은 담당 의료진과 자신에게 적절한 카페인 섭취량을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출처:ㅖ 헬스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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