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원경 박사 "소득창출기간과 숨겨진 은퇴비용 2가지가 핵심"

17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만드는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에는 KB경영연구소 출신인 황원경 박사가 ‘한국인의 노후 준비’를 주제로 진행한 은퇴 스쿨 강연이 올라왔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2017년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5~74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정성조사를 바탕으로 ‘KB골든라이프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황 박사는 강연에서 한국인의 노후 준비 실태를 소개하면서 길어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실질적인 자금 조달 방법, 그리고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활용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희망 은퇴는 65세지만 현실은 56세… ‘숨은 은퇴 비용’ 대비해야
황 박사는 “한국은 2025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초고령화에 대응할 준비 기간이 선진국에 비해 너무 짧았다”며 “기대 수명은 늘어난 반면 건강 수명 연장 속도는 느려 이른바 ‘유병장수(有病長壽)’ 시대를 살게 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꼽은 행복한 노후의 핵심 요소는 단연 ‘건강’과 ‘경제력’이었다. 그러나 중요도 2위인 경제력의 실제 준비 정도는 5위에 그쳐 여건 마련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노후 자금 마련의 핵심인 (1)‘소득 창출 기간’에서도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컸다. 한국인은 평균 65세 은퇴를 희망하지만, 실제 은퇴 나이는 이보다 9년이나 빠른 56세였다. 은퇴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노후 경제적 준비 기간은 예상보다 쪼그라드는 실정이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노후 최소 생활비는 월 248만원, 적정 생활비는 월 35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 여건상 노후에 실제 조달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금액은 월 230만원에 불과해 최소 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황 박사는 고정적인 생활비 외에 예상치 못하게 빠져나가는(2)‘숨겨진 은퇴 비용’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인의 43.5%가 은퇴 후에도 자녀 등 가족에게 금전적 지원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현업 세대의 절반 이상이 자녀 교육비나 결혼 비용을 큰 부담으로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차량 구입이나 주택 개보수 같은 굵직한 목돈 지출, 유병장수 기간에 대비한 지속적인 의료비, 향후 시니어 전용 주택 거주 비용 등이 노후 자금을 갉아먹는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 75%가 부동산… 주택연금·다운사이징 적극 활용할 때
부족한 노후 자금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황 박사는 한국 가계 총자산의 무려 75%가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어 유동성이 심각하게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부동산 자산을 적극적으로 유동화해 노후 자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대안이 ‘주택연금’과 ‘주택 줄이기(주거 면적이나 비용 축소)’다.
조사 결과,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주택연금을 활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50.2%로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지만 노후 조달 가능 금액 중 주택연금으로 실제 충당하겠다는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황 박사는 “주택연금을 단순히 노후의 여유 자금이나 용돈 마련 수단으로 여기기보다는 팍팍한 최소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 인식하고 미리 가입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택 줄이기(다운사이징) 역시 훌륭한 현금 확보 수단으로 꼽혔다. 10명 중 6명은 노후 자금 준비를 위해 주택 줄이기를 고려하고 있으며, 적절한 실행 시기로는 70대 초반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장 은퇴기에 접어든 5060세대는 거주 면적을 줄여 발생한 여유 자금을 노후 생활비로 쓰겠다는 의향이 76.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만 황 박사는 노후 거주지와 관련해 ‘살던 곳에서 나이 들기(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점을 짚었다. 한국인은 건강 악화 등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평균 78세까지는 기존에 살던 집과 익숙한 동네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원했다. 노후 거주지 인근에는 의료 시설과 대중교통, 공원 등이 잘 갖춰져 있기를 희망했다. 황 박사는 “살던 동네를 떠나기 싫어하는 고령층의 강력한 심리를 감안할 때, 기존에 살던 친숙한 지역 내에서 면적만 줄여 이사하거나 현재 집을 노후 맞춤형으로 개조한 뒤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행복한 노후 대비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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