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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니어타임즈 노인 일자리 릴레이 탐방-6] 1,470명의 일자리를 움직이는 31개의 현장

  • 김희범 기자
  • 입력 2026.08.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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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험과 전문성을 지역사회로… “노인일자리, 이제는 양보다 질이다”
  •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
  • 일자리가 노년을 바꾸고, 노년의 경험이 지역사회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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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취재를 이어가며

천안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되면서 노인일자리가 갖는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노인에게 일자리는 단순히 생활비를 보태는 수단에 머물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 집을 나서고,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역할을 이어가는 것. 일자리는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지탱하는 중요한 사회적 기반이 되고 있다.

 

〈천안시니어타임즈〉는 천안지역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을 차례로 찾아가 각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만들어가고있는지, 그리고 그 일자리가 어르신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여섯 번 째로 천안시시니어클럽이다.

천안시시니어클럽은 2017년 3월부터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해 왔다.

 

현재 관장을 포함한 직원 7명과 노인일자리 담당자 13명이 현장을 이끌고 있으며, 올해는 무려 1,470명의 어르신이 31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단순히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어르신들이 오랜 세월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지역사회에 다시 돌려주는것.

천안시시니어클럽이 지향하는 노인일자리의 방향이다.

 

 ■ 31개 사업, 1,470명의 일자리… “천안의 일자리를 다양하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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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시니어클럽이 운영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모두31개에 이른다.

공동체사업 11개, 역량활용사업 14개, 공익활동 6개 등 다양한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참여 인원은1,470명.

지난해 1,172명과 비교하면 약 300명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그만큼 노인일자리에 대한 지역 어르신들의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매년 신청자는 2,000~2,200명에 달한다.

 

모든 신청자가 원하는 일자리에 참여할 수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역량활용사업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이는 노인일자리에 대한 어르신들의 기대가 단순한 ‘활동비’에 머물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가 가진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일.”

“조금 더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어르신들이 원하는 일자리의 기준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 180명의 어르신이 아이들의 안전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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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시니어클럽에서 가장 많은 어르신이 참여하는 사업은 공익활동형 ‘아동안전돌봄이’다.

현재 180명의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을 살피고 지역 사회의 돌봄을 지원하는 일은 단순한 업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르신에게는 사회적 역할을 이어가는 기회가 되고, 지역사회에는 생활 가까이에서 아이들을 살피는 든든한 안전망이 된다.

인기가 높은 일자리로는 ‘아이사랑’과 ‘금융서비스지원단’이꼽힌다.

특히 금융서비스지원단과 가스안전관리원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 사업의 공통점은 어르신들의 경험과 책임감, 생활 속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새롭게 시작된 일자리… 도서관·의료·반찬가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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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천안시시니어클럽 역시 기존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일자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6년에는 도서관서포터즈, 공공의료서포터즈, 더찬 반찬가게등이새롭게시작됐다.

특히 앞으로 확대가 기대되는 분야로는 금융서비스지원단과 공공의료서포터즈 등 전문성과 돌봄을 결합한 일자리가 꼽힌다.

이는노인일자리의 패러다임이 단순 노동중심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랜 세월 직장과 사회에서 쌓아온 경험을 가진 신노년층에게 단순 반복업무만을 제공하는 것은 이제 충분하지 않다.

천안시시니어클럽이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지점이다.

 

■ 70대 초반의 새로운 출근길… 가장 젊은 참여자는 6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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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연세가 많은 참여자는 87세이며, 가장 젊은 참여자는 만 60세다.

성별로는 남성약 40%, 여성 약 60%로 여성 참여자가 다소 많다.

독거어르신의 비율도 약 *25%*에 이른다.

이 숫자들은 노인일자리가 얼마나 다양한 세대와 생활 환경의 어르신들을 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60대의 신노년층에게는 새로운 사회참여의 기회가 되고, 70~80대 어르신에게는 건강한 생활 리듬과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는 통로가 된다.

 

혼자 지내는시간이 많은 어르신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이 있다는것.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것.

내가 맡은 역할이 있다는것.

이것만으로도 하루의 의미는 달라질수 있다.

 

 ■ 일하는 시간도, 활동비도 ‘다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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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시니어클럽의 일자리는 사업유형에 따라 근무 형태도 다양하다.

하루 근무시간은 3시간에서 8시간, 월 근무일수는 10일에서 20일까지 사업에 따라 차이가 있다.

월 평균 활동비 역시 29만 원에서 76만 원수준으로 사업유형에 따라 다르다.

 

가장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은 역량활용사업으로 월 76만 원이다.

하지만 노인일자리에서 금액 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만족도’다.

 

천안시시니어클럽의 연 말 참여자 만족도 조사결과는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자리의 양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만족도와 지속 가능성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10개월을 넘어 다시 찾는 일자리… 재참여율 80%

노인일자리를 시작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끝까지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천안시시니어클럽의 사업기간을 끝까지 마치는 참여자는 85% 이상이다.

중도 포기의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이나 개인적인 사유다.

 

반대로 다시 일자리에 참여하는 *재참여율은 약 80%*에 이른다.

가장 오래 참여한 어르신은 5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번 경험한 일자리를 다시 찾는 어르신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자리가 단순히 ‘몇 개월 동안 하는 사업’이 아니라 어르신의 일상 속 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

 

■ 노인일자리에서 민간 취업까지… 1년에 200명의 새로운 출발

천안시시니어클럽의 역할은 노인일자리사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민간기업 취업 연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1년에 약 180~200명의 어르신이 취업에 성공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연결되는 직종은 아파트 경비와 미화분야다.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력은 주로 60대 초중반의 건강한 어르신이다.

반면 어르신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는 회사 경비로 나타났다.

이는 노년층의 취업 욕구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인일자리를 통해 사회활동을 시작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취업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연결 구조.

이 역시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이 앞으로 더욱 강화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 컴퓨터를 몰라도 괜찮습니다…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노인일자리 신청과정에서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은 선발 결과다.

하지만 신청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컴퓨터나 인터넷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신청과정부터 부담을 느낄수 있다.

천안시시니어클럽은 이에 대해 분명하게 답한다.

 

“컴퓨터를 못하셔도 당연히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신청은 매년 12월에 접수한다.

 

사업유형에 따라 만 60세 또는 만 65세 이상의 천안시 거주자가신청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신청서와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하다.

공익활동의 경우 기초연금 수급 확인서 등이 추가로 필요할 수있다.

다만 사업유형별 자격과 제출서류가 다를수 있기 때문에 신청 전 반드시 해당 연도의 모집 공고를 확인해야한다.

 

■ 천안시시니어클럽이 말하는 ‘좋은 노인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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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야 할 노인일자리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천안시시니어클럽이 제시하는 답은 분명하다.

 

“단순 반복형 업무보다는 신노년층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여야 한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노년층은 과거의 노년층과 다르다.

직장에서 수십년 동안 전문성을 쌓은 사람도 많고,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어르신도 많다.

이들의 경험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노인일자리는 단순한 복지사업을 넘어 지역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다.

 

AI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많은 일을 대신할 수 있지만, 사람의 공감과 경험, 현장에서의 판단과 대응까지 모두 대신할 수는 없다.

돌봄과 상담, 안전관리, 지역사회 서비스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중요한 영역에서는 오히려 어르신들의 경험과 삶의 지혜가 강점이 될 수 있다.

 

■ 건강한 노후를 만드는 것은 ‘일’보다 ‘역할’이다

노인일자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천안시시니어클럽은 단순히 소득을 얻는것 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몸을 적당히 움직이고, 사람을 만나고, 사회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갖는 것.

 

이 세가지가 건강한 노후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 이다.

일자리는어르신에게돈을주는것을넘어하루의리듬을만들어준다.

아침에 일어나 외출 할 이유를 만들어 주고, 동료를 만나게 하고, 내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한다.

그래서 노인일자리는 결국 ‘일’이 아니라 ‘삶의 방식’일수있다.

 

■ 취재 수첩 | 1,470개의 일자리보다 중요한 것

이번 취재에서 가장 인상적인 숫자는1,470명이었다.

하지만 숫자를 하나씩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1,470 개의 삶이 있다.

 

누군가는 오랜 직장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고, 누군가는 가족과 사회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뒤 다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있다.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일자리를 찾고, 또 누군가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선다.

그래서 노인일자리는 단순한 숫자로 평가할 수 없다.

 

1,470명의 어르신에게 1,470개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천안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31개의 사업도 마찬가지다.

공익활동에서부터 공동체사업, 역량활용사업까지 각각의 일자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어르신들의 경험과 능력을 지역사회와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천안의 노인일자리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서있다.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에서
“얼마나 좋은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로.

 

양적인 확대를 넘어 질적인 성장으로.

단순 반복 업무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일자리로.

활동비를 받는 일에서 지역사회에 자신의 가치를 다시돌려주는일로.

천안시시니어클럽이 만들어가는 31개의 일자리는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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